웹툰 앱의 작품 소개란을 보면 제목 아래에 '로판', '현판', '무협', '먼치킨' 같은 짧은 장르 태그가 붙어 있습니다. 오래 본 독자에게는 익숙한 말이지만, 처음 웹툰을 보기 시작한 분에게는 이 태그가 무슨 뜻인지 몰라 작품을 고르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태그 몇 개만 제대로 읽어도 줄거리를 보기 전에 작품 분위기를 대략 짐작할 수 있으니, 자주 보이는 말을 차례대로 풀어 보겠습니다.
먼저 '로판'은 로맨스 판타지의 줄임말입니다. 중세 유럽풍 귀족 사회나 마법이 있는 세계를 배경으로 연애 이야기가 중심이 되는 작품을 가리킵니다. 황녀, 공작가 영애, 계약 결혼 같은 설정이 자주 나오고, 주인공이 소설 속 인물로 들어가거나 어린 시절로 돌아가 인생을 다시 사는 이야기도 이 장르에서 많이 다룹니다. 반대로 '현판'은 현대 판타지의 줄임말로, 지금 우리가 사는 도시를 배경으로 초능력, 이능력, 갑자기 나타난 던전 같은 판타지 요소가 섞인 작품입니다. 현판 가운데 괴물이 나오는 문이 열리고 각성한 사람들이 사냥꾼처럼 활동하는 설정은 따로 '헌터물'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무협'은 강호, 문파, 무공이 나오는 동양풍 무술 이야기입니다. 정파와 사파의 대립, 비급을 둘러싼 다툼, 수련을 통해 강해지는 과정이 중심이 됩니다. 무협 요소에 현대 배경을 섞은 작품은 '현대 무협', 판타지 세계에 무공을 가져간 작품은 '퓨전'이라는 태그가 붙기도 합니다. '아포칼립스'는 문명이 무너진 뒤의 세계를 다루는 장르로, 좀비, 괴생명체, 재난 이후 살아남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분위기가 어둡고 잔혹한 장면이 나올 수 있으니 이용 연령 표시를 함께 보는 것이 좋습니다.

장르와 별개로 이야기 전개 방식을 알려 주는 태그도 있습니다. '먼치킨'은 주인공이 처음부터 압도적으로 강하거나 빠르게 최강이 되는 작품을 말합니다. 위기가 오더라도 주인공이 시원하게 해결하는 장면이 많아 가볍게 보기 좋다는 평이 많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쓰이는 말이 '사이다'입니다. 답답한 상황을 주인공이 통쾌하게 뒤집는 전개를 탄산음료에 빗댄 표현입니다. 반대로 '고구마'는 주인공이 오해를 받거나 억울한 일을 당하는 답답한 전개가 길게 이어지는 경우를 가리킵니다. 리뷰나 댓글에서 '초반 고구마 구간만 넘기면 사이다'라는 말이 보이면, 앞부분이 답답해도 뒤로 갈수록 풀린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소재를 알려 주는 태그도 자주 쓰입니다. '스포츠물'은 야구, 축구, 농구 같은 경기를 중심으로 선수의 성장과 팀 이야기를 다루고, '요리물'과 '직업물'은 셰프, 의사, 변호사처럼 특정 직업의 세계를 자세히 보여 주는 작품입니다. 이런 작품은 실제 직업 정보가 함께 나와 배우는 재미가 있다는 평을 받습니다. '성장물'은 약하거나 평범했던 주인공이 노력과 경험을 통해 조금씩 나아지는 과정을 길게 그리는 작품으로, 먼치킨과는 반대로 주인공이 강해지는 속도가 느린 대신 과정에 공감하기 쉽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같은 스포츠물이라도 성장물 태그가 함께 붙어 있다면 경기 결과보다 인물의 변화에 무게를 둔 작품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일상물'은 큰 사건 없이 주인공의 평범한 하루, 직장, 학교, 가족 이야기를 잔잔하게 그리는 작품입니다. '학원물'은 학교를 무대로 한 이야기, '오피스물'은 회사 생활이 중심인 이야기입니다. 이런 작품은 회차가 짧고 한 화씩 끊어 보기 좋아 출퇴근길 독자에게 인기가 많습니다. '스릴러'와 '미스터리'는 범죄나 수수께끼를 풀어 가는 이야기인데, 반전이 중요한 만큼 댓글에 줄거리가 미리 적혀 있는 경우가 있으니 처음 볼 때는 댓글을 접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태그는 플랫폼마다 쓰는 말이 조금씩 다릅니다. 같은 작품이 한 앱에서는 '판타지', 다른 앱에서는 '로판'으로 분류되기도 하고, 독자들이 붙인 비공식 태그가 공식 분류보다 더 널리 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여러 플랫폼을 함께 쓰는 독자라면 공식 앱 주소를 정리해 둔 곳을 하나 정해 두는 것이 편합니다. 주요 웹툰 플랫폼 공식 주소는 웹툰 분야 페이지에 모여 있습니다. 최신 주소모음처럼 서비스 주소를 분야별로 묶어 둔 곳을 즐겨찾기해 두면, 새로 생긴 웹툰 앱이나 주소가 바뀐 공식 사이트도 빠르게 찾을 수 있습니다. 주소쇼미 같은 이름의 주소 안내 서비스도 같은 목적으로 쓰입니다.
원작이 웹소설인 작품이 많아지면서 작품 정보란에 '원작 소설' 표시가 함께 붙는 경우도 흔합니다. 웹툰으로 본 이야기의 뒷부분이 궁금하다면 원작 소설이나 단행본을 찾아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전자책 서점과 소설 플랫폼 주소는 도서 분야 목록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링크모음이나 사이트모음을 이용할 때는 공식 서비스인지, 운영사 이름이 적혀 있는지를 함께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불법 복제 사이트를 피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정리하면 장르 태그는 배경과 분위기를, 전개 태그는 이야기를 풀어 가는 속도와 감정을 알려 줍니다. 태그 두세 개를 함께 읽으면 '현대 배경에 주인공이 강하고 시원하게 전개되는 작품'처럼 대략적인 그림이 그려집니다. 자주 보는 태그를 메모해 두고 마음에 든 작품의 태그를 기준으로 비슷한 작품을 찾아보면, 취향에 맞는 웹툰을 고르는 시간이 훨씬 줄어듭니다. 마음에 드는 작품의 플랫폼 주소를 링크모아 두거나 주소모아 둔 즐겨찾기 폴더를 만들어 두면 다음 회차를 이어 보기도 편합니다.
